美셰일유전, 추가개발 어려워진다...지하수 고갈 '비상등'

입력 2023-09-26 15:29   수정 2023-09-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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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셰일유전 개발 사업이 지하수 고갈로 한계에 부딛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미국은 중부 내륙과 서부를 개발하면서 지하수에 의존해온 탓에 지하수 수위가 지속해서 낮아져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잦아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지방 정부는 잇따라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른바 '몬스터 프랙킹(괴물 수압파쇄)'라는 별명의 수평 시추 공법이 지하 수자원 고갈 위험을 심화시키고 있다. 셰일가스 업계의 물 사용량은 2011년에 비해 7배가 늘어나 사상 최고를 기록중이다. 셰일오일 생산지역이 텍사스주와 같은 건조 지역에 몰려있고, 현재 셰일오일 유전의 3분의 2가량에서 수압파쇄 방식을 사용한다.

미 지하수보호위원회(GWPC)가 관리하는 에너지 회사들의 셰일오일 시추 관련 정보공개 자료(프랙포커스) 분석 결과 미 셰일오일 업계가 2011년 이후 사용한 수자원이 1.5조 갤런(5조7000만ℓ)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공법을 활용하는 셰일오일 기업들이 지하에서 끌어올린 물을 유정 1개당 수백만 리터 이상 사용하고 있다. NYT는 “새로운 형태의 거대 유전과 가스전은 미국의 취약해진 대수층(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을 위협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물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조사에서 텍사스 이글포드 지역의 경우 지하수 수위가 1년에 1.7m 씩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으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부족에 시달린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 국경 도시인 라레도에선 가뭄이 발생할 경우 주민들은 일주일에 3일, 밤에만 잔디밭에 물을 줄 수 있지만 석유 기업들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지하에서 마음껏 물을 뽑아 쓰고 있다. 남부 라살카운티에서도 규칙에 따르면 '보통' 또는 '심각한' 가뭄이 발생할 경우 사람들은 세차를 중단해야 하며 레스토랑은 고객이 요청하지 않는 한 물을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반면 이 같은 규정은 셰일가스 업체에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허술한 텍사스주의 법령도 지하수 고갈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땅 주인들은 환경이나 이웃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계없이 돈을 받고 지하수 사용권을 내줄 수 있다. 뉴멕시코주 등 일부에선 원주민과 환경단체들이 연합해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셰일오일 업체의 수자원 남용을 주 정부가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셰일오일 업체들은 식수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물을 시추에 사용하며, 지하수를 끌어 쓰는 관개농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적은 양의 물을 쓴다고 반론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 텍사스와 같은 건조한 지역의 경우 셰일오일 업체의 물 사용량이 경작용 물 사용량을 능가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역에선 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뉴멕시코주는 국유지에서 파쇄 작업을 하는 석유 및 가스 회사에 대한 물 공급 판매를 중단했다. 콜로라도주는 올해 파쇄 업체의 폐수 재사용 의무를 대폭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텍사스주도 뒤늦게 규제 강화에 나섰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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